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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아는 언니들의 거침없는 한판 수다
[현장 리포트] 제 7회 < B급 수다 >

김지우 _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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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B급 수다
  • “B급 수다”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공연을 만드는 종사자들의 삶은 행복한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네트워크(라 쓰고 수다라 읽는다) 파티이다. B급 수다의 B는 백스테이저스Backstager’s의 줄임말로, 반듯하고 교과서적인 A급이 아닌 정제되지 않은 B급 정서를 바탕으로 게스트로 참여하는 공연 스태프들에게는 수다 한 판의 자리, 공연계 입문 희망자 또는 관객들에게는 무대 뒷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다.

    제 7회 B급 수다


    2012년 11월에 시작하여 매 홀수 달에 한 번씩 열린 B급 수다는 이번 7회 차를 맞이하여 그 동안의 수다를 총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수다가 일 년 동안 계속될지 몰랐다며 넌지시 시즌 2를 밝히는 사회자의 너스레에는 자부심과 재미가 묻어 있다. 1회부터 6회까지 진행된 수다를 보면 공연계에 애증이 많은 사람들이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보여지는 공연계의 화려함이나 과거의 고생담과 성공담을 전하며 벤치마킹 하자는 내용이 아니라, 공연계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주제들이다. 지난 주제들을 보고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당장에 홈페이지(www.backsuda.com)에 들어가 그 동안 어떤 수다가 오고 갔는지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1회 여자 특집: 살벌한 공연계에서 여자로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2회 감독 특집: 갑vs을, 사수vs부사수! 사바나 정글 뺨치는 한국 공연계의 적자생존 이야기
    3회 공연인 부부 특집: 동료인가? 동반자인가?
    4회 스펙 특집: 국내파의 속마음, 유학파의 속사정
    5회 매니저 특집: 출근할 때 빼논 쓸개, 퇴근할 때 찾아가자!
    6회 페스티벌 특집: 리얼 야생 생고생 버라이어티

    일곱 번째 수다는 ‘이것이 개그 진행이다’lrquo;를 보여준 안영수 (주)랑 대표와 ‘쓰th 발음 진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 두 사회자의 진행으로 지난 6회 동안의 출연자 중 A급 게스트들을 다시 모았다.

    열두 번째 ‘독창포럼’에 참여한 창작자와 토론자들의 모습
    뒷줄 왼쪽부터 지혜원(교수), 계명국(자라섬재즈페스티벌 조감독), 이지혜(작곡가)
    앞줄 왼쪽부터 이선옥(LG아트센터 하우스매니저), 김민정(연출), 최수명(제작PD)
제 7회 B급 수다
  • 1부에서는 지난 여섯 번의 수다를 정리한 영상을 보며 함께 나눴던 수다 베스트를 뽑는 시간을 가졌다.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1위로 뽑힌 수다 베스트는 바로 ‘문과 문 사이’. 이선옥 LG아트센터 하우스매니저의 무대 뒷이야기로 커튼콜 하는 그 잠깐 사이에 공연장 이중 문 사이에 정체모를 전(?)이 발견되었으나 발 빠르게 대처한 덕분에 관객들이 전을 밟고 지나가는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범인은 아직도 누군지 모른다고.

    2위에 오른 계명국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조감독은 자신의 사연이 1위가 아닌 점을 의아해 했으나 1위와 압도적인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아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회자의 말에 한바탕 웃으며 사연을 다시 풀어놓았다. 제목은 ‘오리 날다’. 늦은 시각 무대 철수 차량이 술에 취해 자고 있던 관객을 치었다는 무전을 받고 구급차를 부르고 현장으로 급히 뛰어 갔단다. 사람들의 말로는 차에 치일 당시 ‘뻥!’하는 큰 소리가 났다고. 위급한 상황을 예상하고 감옥에 갈 각오까지 하며 도착해보니, 차에 치인 관객의 오리털 점퍼가 뻥 터진 탓에 오리털이 사방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단다. 그걸 본 점퍼의 주인, 그러니까 사고 당사자가 하는 말이 ‘어, 오리가 날고 있네!’. 그래서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재미있는데 재미있어도 될지 모를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2위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베스트 수다와 함께 그 동안 참여해준 관객에 대한 소개도 빠지지 않았다. 1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관객도 있었고, 관객으로 참여 했다가 지금은 B급 수다 스태프로 함께 하고 있는 분도 있다고 하니 관객들의 B급 수다에 대한 애정도 보통 애정이 아니다.

    열두 번째 ‘독창포럼’에 참여한 창작자와 토론자들의 모습
    < B급수다 > 네트워크파티 현장모습

    2부에는 네트워크 파티 시간을 가졌다. 2명의 사회자와 6명의 게스트에게 궁금한 것을 사전에 질문 받아 소규모로 모여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한 자리였다. 아무래도 공연계 입문 희망자와 공연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이어서 그런지 공연계에서 일 할 수 있는 방법, 필요한 능력, 수입이나 처우, 아무리 힘들어도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버텨야 하는지 등 현실적인 질문들이 많았다.

    질문에 답하는 선배들 역시 본인이 느낀 그대로 가감 없이 솔직한 모습이다. 공연계에 입문하는 방법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전공을 통해 입문한다고 해도 학벌 자체가 나를 지켜줄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한 명의 선배, 멘토 보다 여러 명의 좋은 선배들을 가까이하고 배우는 것이 좋다는 팁도 전해 준다. 워낙에 예측불가능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한 명이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아직까지 공연계가 처우도 좋지 않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내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이니까 버티고 참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열두 번째 ‘독창포럼’에 참여한 창작자와 토론자들의 모습
    < B급수다 > 네트워크파티 2부 게스트와 관객과의 대화모습

    행복은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지 행복 자체가 삶의 결과물이 될 수는 없다. B급 수다는 행복이 대단한 것이 아님을 아는 사람들의 놀이터이고, 찜질방이다. 우연히 만나 더불어 놀면서 수다 떨면서 계란 까먹는 그런 곳 말이다. 어떤 일을 하던지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내년 B급 수다, 어쩌면 C급 수다를 기대해 본다.

태그 B급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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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김지우 자유기고가
여러 곳의 문화예술 지원기관에서 일을 하다가 불현듯 찾아온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어떻게 재밌게 잘 넘겨볼까 이것저것 기웃거리고 있는 ‘기타’ 중의 한명이다.
jwkim13@gmail.com
웹진 36호   2013-11-21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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