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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도 이어지는 추모와 애도
<2014 윤영선 작가展(전)>

엄현희_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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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에도 이어지는 추모와 애도
2014년 윤영선 작가전 포스터
  • <2014 윤영선 작가전>이 ‘청춘발전소 문화용광로 카페 쓰리고’에서 8월의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진행됐다. 필자가 방문한 8월 24일은 때마침 고 윤영선 작가(1954~2007)의 기일로, 고인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 어느덧 7년째 되는 날이기도 했다. 한 학기 동안 수업에서 선생님을 뵈었던 기억과 7년 전의 장례식장이 잠시 떠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고 윤영선 작가는 주로 2007년 2008년의 1~2회 ‘윤영선 페스티벌’을 통해 추모되고 애도돼 왔다. <여행>, <키스>, <임차인>의 공연 및 희곡집을 출간한 1회 윤영선 페스티벌 이후, 2회 행사는 <맨하탄 일번지>, <임차인>,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의 공연 외에 미발표작인 <죽음의 집 2-쥐가 된 남자>, <노벨문학상수상연설문>의 낭독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올해의 <2014 윤영선 작가전> 외, 2013년의 공연 이후 6월에 서울연극제에서 공연된 <죽음의 집 2>(최치언 각색, 이성열 연출)도 2008년에 소개된 유작의 공연으로, 너무 일찍 가버린 고인을 기리는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2014 윤영선 작가전>은 ‘플라잉트리’의 기획으로 <파티>(좋은희곡읽기모임, 조혜영 연출), <키스>(플라잉트리, 허부영 연출), <내 뱃속에 든 새앙쥐>(낭만유랑단, 송경화 연출) 세 작품이 공연됐다. 공연 장소는 독립영화 상영, 소규모의 콘서트 등이 이뤄지기도 하는 작은 카페로, 공연 당일 테이블과 의자를 치우고 단을 쌓아 간단한 객석을 설치한 후 그 앞의 작은 빈 공간에서 공연이 이뤄졌다. 기획이자 세 작품 중 <키스>를 공연하기도 한 ‘플라잉트리’는 <2014 윤영선 작가전>을 ‘살롱극’이라 부른다.

    2014년에도 이어지는 추모와 애도

    <2014 윤영선 작가전>은 무대 설치와 조명이 없는 약식 공연이지만, 배우에 의한 희곡의 재연이 이뤄지는 정식 공연으로, 배우들은 앉거나 서고 몇 걸음 걷는 등의 간단한 동작을 동반한 연기를 펼쳤다. 간단한 음악을 통해 장면을 전환하며 리듬감과 장면의 구조화를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일상적인 대사 및 상황과 추상적인 시공간이 결합된 윤영선 작가의 희곡의 개성은 시공간적 상상력을 드러내기 어려운 이번 공연에서 도드라지기 힘들었다. 대신에 친밀감의 강화 및 대중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노력이 두드러져 보였다. 상황에 몰입 중인 배우의 연기를 ‘바로 코앞’에서 목도하는 일은 늘 흥미진진한 일일 수밖에 없다.
    <키스>(김소영, 양진억 출연)는 남녀의 애정 관계에서 오는 역설적인 소통의 부재를 담백하게 보여준다. 이들이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남녀가 아니었더라면, 빚어지지 않았을 갖가지 충돌들이 친숙하면서도 어딘가 모호한 언어 속에서 관객의 보편적인 경험을 은근히 자극하며 힘을 얻는다. 반전이나 시종 같은 방향이었던 극의 전개가 다소 아쉬웠지만, 여배우의 집중력과 남자배우의 균형감이 잘 어우러져 보였다.
    <내 뱃속에 든 새앙쥐>(조은아 출연)는 <키스>에 비해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이지만, 치매에 걸린 채 죽어가는 한 여인의 가여우면서도 소름끼치기도 하는 넋두리를 통해 ‘멀쩡한 듯이 보이는 것의 균열이나 틈’을 자주 응시하는 윤영선 작가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배우의 음성과 에너지 넘치는 호흡, 크기가 큰 연기가 인상적이었지만, 장면의 전환이 잘 이뤄지지 못해 아쉬웠다.
    <2014 윤영선 작가전>은 너무 일찍 가버린 작가를 추모하며 애도하는 방법으로, 친밀감의 강화와 대중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자 노력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추상적인 시공간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균열과 틈에 대한 응시’의 보강 등을 통해 작가 특유의 개성이 보다 선명히 날 수 있는 공연을 꿈꿔 본다.

    2014년에도 이어지는 추모와 애도

    [사진: 플라잉트리 제공]

  • 태그 윤영선, 엄현희, 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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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현희

    엄현희 연극평론가
    연극지 기자와 극단 상주 드라마터그로 활동했다. 거리극과 축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2012년부터 <연극평론>, <한국연극>, <플랫폼> 등에 평론을 발표하고 있다.
    saerapin@naver.com
    제51호   2014-09-04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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