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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이란 어떤 시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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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이란 어떤 시간일까? 헤어지기 싫은 연인들에겐 굉장히 짧은 시간일 것이고 양 팔을 높이 들고 벌 서는 꼬마 아이에겐 엄청나게 긴 시간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이 10분이 가진 힘에 귀를 기울여 본 적이 얼마나 있을까. <10분 희곡 릴레이>를 관람하며 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데 10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서울연극센터 <10분 희곡 릴레이>

공연은 2014년 12월 9일, 10일 이틀간 서울연극센터 1층에서 진행되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평일 오후라는 염려에도 불구하고 공연 30분 전부터 서울연극센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울연극센터 웹진 [연극in]에 연재된 젊은 작가 또는 작가 지망생들의 희곡 8편을 4명의 연출가가 두 작품씩 무대화 했다. 따라서 관객들은 각기 다른 개성의 여덟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10분 희곡 릴레이>에서 10분이라는 시간 이외에 독특하게 다가왔던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무대이다. 기존에 어둡고 닫힌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무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연극이 펼쳐지는 그 어디든지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약속 시간에 조금 늦는 친구를 기다리거나 공연 정보를 찾기 위해 필요로 했던 공간은 하나의 극장이 되었다.

두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젊은 작가 혹은 작가 지망생들이 바라보는 세계이다. 8명의 작가가 참여한 만큼 이야기 소재들이 다양하고 풍부했다. 취업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 <힘줄>부터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다는 <거기 다 나와 있나요?>까지.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가는 관객 입장에서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공간을 활용하는 연출가들의 도전 역시 새로웠다. 서울연극센터 1층 안에서도 무대라는 개념이 있긴 했다. 하지만 연극은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서 툭, 툭 튀어나왔다. 따라서 관객들은 항상 모든 곳에 집중하고 있어야만 했다. 이러한 시도는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와 잘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서울연극센터 <10분 희곡 릴레이>

악사님의 연주는 자칫 심심하게 끝날 수 있는 공연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연극이 끝나고 다른 연극이 시작되는 그 간극을 음악이 메워 주니 8편의 연극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개성 강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연극센터를 나오니 늦은 밤 시간이 되었다. 대학로의 거리는 연말 송년회 분위기로 가득했다. 각종 캐롤이 크게 울려 퍼지고 취객들은 집에 가는 법을 잊어버린 마냥 또 다른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었다. <10분 희곡 릴레이>를 본 관객들은 한 동안 서울연극센터 앞을 서성였다. 방금 전 끝난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서로 인사를 건넸다.

“넌 딱 하루만 살 수 있다면 무엇을 할거야?” 어릴 적부터 무수히 들어오고 또 장난삼아 물어봤던 질문이다. 내게 남은 시간이 하루뿐이라면 과연 뭘 해야 할까. 무엇을 하든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10분 연극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에서 길면 3시간까지 흘러가는 공연들 사이에서 10분은 정말 보잘 것 없는 시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 더 진실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에게 딱 10분이 주어진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나. 그게 아마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서울연극센터 <10분 희곡 릴레이>

 

태그 서울연극센터,10분 희곡 릴레이,황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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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정

황혜정 극작가
대학원에서 극작을 공부하고 있으며 이번 <10분희곡릴레이>에도 한 작품 참여했다.

neruda615@gmail.com
제59호   2015-01-08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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