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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5 포럼 <올모스트 프린지>

올해로 18회를 맞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올모스트 프린지>라는 포럼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작년까지 유지하던 축제 방식과 달리, 봄에 포럼으로 이야기를 모으고, 여름에 공연을 올리며, 가을에 이것을 다시 포럼으로 모으고, 겨울에 네트워크 파티를 여는 식으로 축제를 이어갈 구상을 하고 있다. 예전 축제가 여름이 끝날 무렵, 보름 동안 열렸던 것에 비해 이번은 일 년 내내 이어지는 축제다. 네 개의 계절을 모두 겪고 나서야 ‘100% 프린지’가 완성된다.

올모스트, 사계절, 100% 같은 단어들을 스치고 나니 페스티벌의 규모가 더 커진 것 같다. 작년의 경우 대략 90여개의 공연이 올라갔으니 이번에는 더 많은 공연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2015년 페스티벌은 홍대 앞 극장을 떠나 프린지네트워크 사무실이 있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다. 기간은 늘었지만, 점유할 수 있는 공간은 크게 줄었다. 홍대의 블랙박스 극장을 이제 프린지에서 만나보기 힘들게 되었다.

축제 구성이 크게 바뀌게 된 이유는 과연 ‘프린지(fringe)’다운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예술가, 기획자, 관객’에 대한 생각, 좀 더 큰 틀에서 보자면 ‘예술, 공간, 자본’과 페스티벌의 관계를 재고해보기 위해서다. 2015년은 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탐색해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축제의 문을 포럼으로 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화예술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을 예술가와 스태프와 관객이 함께 찾으며, 프린지의 정체성을 다시 정립해 나가고자 하는 소망을 <올모스트 프린지>는 담고 있었다.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있었던 <올모스트 프린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날]
세션1. 청년예술가의 창작생활 – 그 많은 친구들은 어디에 있는가

사회/ 정진세(서울프린지네트워크 운영위원)
패널/ 김경헌(<시월세집>작가), 김해리(희곡전문포켓북출판사 자큰북스 대표), 박한결(공연예술가), 이은서(연극연출가)
세션2. 내 예술의 집은 어디인가 – 오프대학로 탈홍대의 예술가들
사회/ 홍은지(서울프린지네트워크 운영위원)
패널/ 김서진(The광대 연출가), 김철승(극연구소 마찰 연출가), 적극(다페르튜토 스튜디오 연출가), 한받(자립음악가)

[둘째 날]
세션3. 새로운 관객, 새로운 예술 – 대안적 관객이 예술과 만나는 방법

사회/ 전강희(서울프린지페스티벌 프로그래머)
패널/ 이로(언리미디드에디션 기획자, 유어마인드 대표), 황경하(레코드 페허 기획자, 자립음악생산조합), 서경선(몸짓느루 대표, 언니네 무용단)
세션4. 공공공간으로의 미학 확장 – 미술관 밖 미술관, 극장 밖 극장
사회/ 전강희(서울프린지페스티벌 프로그래머)
패널/ 권은영(앤드씨어터 프로듀서), 전윤환(앤드씨어터 연출가), 김양우(800/40 매니저, 작가), 안연정(문화로놀이짱 대표), 임인자(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유영봉(서울괴담 연출가)

[셋째 날]
세션5. 동시대미학 – 새로운 예술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읽혀지는가

사회/ 박해성(프린지네트워크 운영위원)
패널/ 양효실(미학자), 차지량(예술가, 서울프린지페스티벌2014 비주얼디렉터), 홍태림(생활평론가, 자유문화웹진 ‘크리틱-칼’ 발행인)
세션6. 서울프린지페스티벌과 서울프린지네트워크 – 네트워크의 축제, 혹은 축제의 네트워크
사회/ 김나볏(공연칼럼니스트)
패널/ 김민관(비평가), 노현지(예술가, 전/서울프린지페스티벌 스태프), 신민경(기획자, 전/서울프린지페스티벌 스태프), 김해리, 박해성, 정진세, 차지량, 홍은지

프린지(fringe, 주변, 가장자리)는 이미 이름 속에 의미가 함축되어 있듯이 주류 예술판과는 거리가 멀다. 건강한 예술 생태계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대안적인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이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프린지가 가야할 길은 ‘프린지’ 밖에 없다는 어떤 합의가 이루어졌다. 포럼을 통해, 축제가 절대 지나칠 수 없는 ‘프린지’가 적어도 다섯 가지는 된다는 것을 상기할 수 있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5 포럼 <올모스트 프린지>

프린지 1. 청년

정진세가 분류한 동시대 젊은 예술가의 조건은 눈여겨 볼만하다.

- 지금/여기의 시대가치 혹은 예술 감각을 수행하는 사람들(포스트모던/신권위주의의 통치+속류자본주의)
- 스스로 창작방식과 제도를 구축해낸 사람들(자기-채널, 기존 시스템에 대한 균열)
- 창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품을 창작하는 사람들(소량생산, 아날로그, 로우테크)
- 2008년 체제 이후의 각성자들(88만 원 세대-2009년 이후 성인들)
- 지원기금시대의 탈락자들(예술포기자들, 비졸업자들, 장소로서의 ‘학교/기관’ 기반)
- SNS를 통해 예술작업을 마케팅하는 창작자들(디자이너/마케터/홍보/모금)
- 탈홍대/탈대학로 시대의 주체적 ‘잉여’들(탈중심의 장르모색, 가상공간의 구성)
- 비전문적 분업 및 타의적 전문화(작품출연, 조직운영, 행정, 디자인)

프린지 2. 자립

자본이 인디예술가의 자리를 빼앗아버린 홍대에서 자기만의 플랫폼을 구축한 청년들이 있었다. 언리미티드에디션의 이로와 레코드페허의 황경하이다. 이들은 전시나 공연 형태를 넘어, 생산이나 유통, 홍보 등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었다. 예술이 순환 가능하도록 판을 만들어주는 적극적인 기획자의 모습이었다. 예술 작품의 순환뿐만 아니라, 관객이 아마추어 예술가로, 프로예술가로 위치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었다. 또한 더 큰 자본과 결탁했을 때 지금의 플랫폼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았다. 김양우가 속해있는 800/40도 이와 비슷한 활동 양상을 보였다. 작업실 이외에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공간도 함께 운영 중이었다. 예술가들에게 자립은 먹고 사는 것을 넘어, 자본 앞에서 자신의 예술을 지켜내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프린지 3. 공공성

예술가들은 자신이 점유하고 있는 공간을 거점으로 공공성에 대해서 사유하며 실천하고 있었다. 성북동 북정마을에서 주민들과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유영봉에게 공공성은 ‘공유’라는 맥락에 닿아있었다. 인천에 지역축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권근영과 전윤환은 예술을 통해 ‘우리’라는 느낌을 일깨워 주는 것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성’을 공공성으로 보았다. 안연정은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는 ‘공동성’이 공공성과 동의어라고 여겼다. “공공은 나의 것이 아니지만, 나에게 권리는 있다”던 임인자의 말은 모두에게서 공감을 얻었다. 음악의 시작점이 자신이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극적인 요청에서 나온다는 한받의 이야기도 공공성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프린지 4. 동시대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차지량은 ‘동시대 예술’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유효하지 않은 것 같다는 언급을 했다. 또한 기업의 입맛에 맞는 전략적인 상품으로만 남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런 절망적인 언급에 대해서 양효실은 젊은 세대가 비극을 끝까지 몰고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제도권 안으로 포섭된 예술은 중년 예술가들의 복제에 지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었다. 그녀의 의견에서 “독립출판은 ‘한계’로 만드는 책이다. 벽에 부딪혀 좌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좌절에서 시작하는 책이다.”라고 말한 이로의 언급이 떠올랐다. 마지막 세션에서, 실패할 기회가 필요하다던 관객의 말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프린지의 동시대 미학이란, 이론 서적에서 볼 수 있는 고상한 미학이 아닌, 이런 것이다.

프린지 5. 상암

프린지페스티벌이 홍대를 뒤로하고 ‘아무것도 없는’ 상암으로 떠난다. 한 가지는 있다. 아직 어떻게 써야할지 윤곽만 있는 월드컵경기장이다. 홍대를 벗어나는 프린지페스티벌을 보고 누군가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 누군가는 축제가 다른 것과 변별력이 없다는 이야기도 한다. 이런 저런 말들 속에서, 프린지페스티벌은 프린지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 걸음 내딛기 시작했다. <올모스트 프린지>는 예술가들에게 향하는 선언이자 초대이다.

태그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15 포럼,올모스트 프린지,전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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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희

전강희 연극칼럼리스트
영문학과 연극학을 전공했고, 공연관련 글을 쓰면서, 드라마터그로 활동하고 있다.
페이스북 www.facebook.com/kanghee.jeon.73
제68호   2015-05-21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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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익
18살이면 한창 사춘기 아닐까요^ㅡ^?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봤던ㅎ
이전 패스티벌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 올해 처음 패스티벌에 참가하는 저로
서는 쾌적한 환경에서 매일 연습하고 공연 준비 할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아마 다른 아티스트분들도 저와 비슷한 마음일것 같은데, 프린지가 지닌 의미를 잊지 않으신다면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ㅎㅎ

2015-06-21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