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서울의 연극 지원제도 그리고 서울연극제에 대하여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서울 연극발전을 위한 열린 토론회>

서울문화재단과 서울연극협회는 <서울 연극발전을 위한 열린 토론회>를 지난 7월 20일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서 개최했다. 개회가 임박해 도착한 서울연극센터에는 추가로 의자들이 배치되고 있었다. 준비된 자리는 빈틈없이 채워졌다. 정면에는 토론회 제목이 인쇄된 현수막이 걸렸다. ‘연극발전’이라는 목적이 다소 거창하다. 아주 활짝 ‘열어’ 놓아야 할 만큼 많은 이야깃거리가 떠오른다. 발전은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다. 공연을 보고 난 후의 감동 같은 것이다. 그 감동을 목표로 무대는 채워지고 연극은 진행된다. 서울 연극의 발전을 위한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 할까? 주요한 갈등의 시작은 어디일까?

토론회에 앞서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토론회가 곧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모일 수 있는 연극인들의 에너지가 연극계를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견을 발표했다. 어쨌든 연극인들은 모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논의는 1) 서울 연극 지원제도의 향방, 2) 서울연극제의 새로운 방향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되었다.

최윤우(웹진 연극in 편집장)는 ‘서울 연극 지원체계의 변화와 향방’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연극계의 대표 이슈들을 지적하며 첫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올해 서울연극제 개최과정에서 불거진 서울연극제의 위상과 공공성의 문제, 대학로 소극장들의 잇따른 폐관과 탈 대학로 바람, 메르스 여파로 인한 공연취소와 일부 국고 지원사업들의 폐지 및 지연 등으로 최근 연극계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 지원정책의 영역에서는 이러한 연극계의 변화를 반영하는 장기적인 방향설정과 거대담론에 대한 논의가 오히려 사라져 가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에 따른 중요 사안으로는 지역협력형 사업 예산의 100% 지자체 이관 문제, 서울문화재단이 작품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하는 예산의 비현실적 규모를 구체적으로 꼽았고, 안정적 예산확보와 연극 제작환경을 고려한 실질적인 지원규모로의 재설정을 제안했다. 더불어 최근 민간 소극장들의 폐관에 따른 창작환경의 변화를 뒷받침할 공간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울 연극발전을 위한 열린 토론회>

뒤이어 발제를 맡은 임선빈(연출가, 서울연극협회 사무국장)은 ‘서울시 연극전용극장 및 민간 극단 지원사업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공간지원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특히, 민간 제작 극단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지원 및 공공극장의 역할에 주목해보고자 하며 '서울시 자율형 시립극단'이라는 모델을 제안했다. 이는 서울시가 임대한 극장을 민간 극단이 운영하는 형태로 민간 극단의 자생력과 창조역량을 키울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부적으로 제안한 공유극장, 자율형 극장, 연극전용 중극장 등 극장 형태에 대한 개념이 다소 명확하지 않다는 점과 민간 극단이 운영 시 극장의 공공성은 어떤 방식으로 달성될 수 있을 것이냐는 의문도 있었지만, 현장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하고 기존의 대관료 지원제도의 미숙한 지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마지막 발제는 조만수(연극평론가, 충북대 교수)가 맡아 '서울연극제의 현재 그리고 새로운 방향성 모색'이라는 주제로 최근 연극계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던 서울연극제에 관한 사안들을 정리했다. 공공극장들이 연극제작의 주체로 부상하게 된 2010년경부터 서울연극제는 대학로의 상업화와 더불어 공룡 같은 공공극장과 싸워야 하는 이중의 싸움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협회원들을 보호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여기게 되었다. 그 결과 서울연극제는 그 참여 대상은 확대하였지만, 서울을 대표할만한 작품들을 생산 또는 공급하지 못하는 협회 차원의 축제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발제자는 관객의 축제로서 서울연극제가 대표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검증된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예술감독체제를 도입하여 기획의 전문성을 높이며 필요에 따라서만 경연제를 시도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동안 서울연극제 발전방안의 한 축으로 논의되어왔던 국제화 문제에 있어서는 대표성 있는 작품들을 공급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해외관객을 유치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서울연극제가 연극인들의 축제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예술감독과 같은 한 명의 개인을 선정하는 것에도 여전히 우려가 있지만 제안된 발전방안들에 대해 집행부 및 협회원들과 적극적으로 논의해보겠다고 응했다.

<서울 연극발전을 위한 열린 토론회>

토론회는 발제 된 주제들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으로 이어졌다. 특히 대관료 지원사업에 대한 여러 논의가 오갔는데, 지원금이 예술단체에 직접 주어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극장 주에게만 이익이 돌아가기도 한다는 문제점들이 공론화되었다. 반면, 공간보다는 창작 콘텐츠 자체에 대한 지원사업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민간 극단들을 위한 제작 지원에 서울문화재단이 더욱 집중해주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선희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최근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사업이 공간별로 재편성되기는 했지만, 공간지원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며, 올해 다방면의 지역 지원사업들이 재편될 예정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들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남산예술센터와 같이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 제작극장들의 역할과 성과에 대해 연극계가 조금 더 지켜봐 주기를 당부했다. 토론의 마무리 단계에서는 이러한 토론회의 안건들이 실제 정책으로 입안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 또한 동반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토론회의 발제문들은 동일하게 공공 제작극장으로 인한 연극계 제작환경의 변화 즉, 연극생태계의 변화를 언급하고 있다. 공공 제작극장들이 연극계에 가져온 영향을 단정 지어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연극계가 이전과 다른 국면을 맞고 있음은 틀림없다. 사실상 토론은 서울을 대표하는 연극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부터 이미 시작되었고, 그것은 전반적인 연극 지원제도의 현황과 방향에 대한 고민으로 번져 오늘에 이르렀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각자가 맞이한 환경의 변화와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어디서부터 시작되든, 결국에는 그것이 감동적인 ‘발전’이 되어 돌아오게 될 것을 믿는다.

[사진: 서울문화재단 제공]

태그 서울연극센터,유혜영

목록보기

유혜영

유혜영
뮤지컬 공연장에서 일하다가,
음악보다는 이야기가 더 좋아 올해부터 연극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원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고 있다.
yoohy_87@naver.com
제73호   2015-08-06   덧글 0
댓글쓰기
덧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