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top

연극인

검색하기

‘듣는 연극’으로 즐기는 한낮의 휴식
명동예술극장 명례방 프로젝트 낭독공연

주소진_자유기고가

목록보기

  • 링크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명동예술극장은 1973년 국립극장이 장충동으로 이전하면서 잃어버렸던 극장을 복원해 지난 2009년 6월 개관했다. 옛 연극인들의 젊음과 열정이 담겨 있던 극장은 다양한 공연작품과 함께 생활 속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명례방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문화나눔, 연극교실, 아마추어 배우교실, 백스테이지 투어, 낭독공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명동예술극장을 함께하고, 생각하고, 체험할 수 있는 또 다른 예술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명동거리에 사람들이 물결처럼 흐르는 점심시간. 명동예술극장 5층의 야외 잔디마당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자그마한 천막 아래 4개의 의자와 마이크가 준비되어 있는 무대(?), 약 1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6월 낭독공연은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짧은 희곡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공연으로 무료로 진행되었다. 6월의 마지막 낭독공연 <청혼>(안톤 체호프 작, 심재찬 연출)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 관객들이 객석을 꽉 채웠다.



4명의 배우가 무대 위 의자에 앉자 객석은 고요해졌다. 일반 무대공연과는 달리 낭독공연에는 배역을 맡은 연기자 외에 지문을 읽는 이가 따로 있다. 배우가 몸으로 직접 연기하지 않고 대사만을 읽으면 나머지 인물의 동작, 표정, 심리, 말투 등은 지문을 통해 전달된다.

<청혼>은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단막소극으로 1889년에 쓴 작품으로 말리극장에서 공연하여 대성공을 거두었고 톨스토이 등 당대 문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청혼을 하려고 만난 이웃에 사는 두 남녀와 여인의 아버지가 청혼과는 상관없는 사소한 일들로 다투는 모습을 희극적으로 그리고 있는데, 체호프의 매력적이고도 유쾌한 대사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무대의 전환, 암전, 움직임 등이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와 관객 가까이서 낭독하는 배우들 뜨거운 호흡과 함께 숨 쉴 틈 없이 빠르고 집중력 있게 진행되었다. 낭독공연은 마치 공개되지 않는 연습실에 초대되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 같은 특별함을 맛볼 수 있었다. 배우의 호흡과 표정연기, 대사를 들으며 극이 전개되고 있는 초원과 러시아의 모 저택 등 장면을 상상하며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공연 포스터 야외마당의 관객들

관객들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공연은 정확히 25분 만에 끝이 났다. 짧은 점심시간에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객석에는 김밥을 준비해온 직장인으로 보이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인근 직장인 외에도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있다고 하는데, 이미 마니아가 생길 만큼 인기 있는 프로그램임을 꽉 찬 객석이 증명하고 있었다.

7월 낭독공연 무대는 한국인의 정서와 가장 맞닿아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스페인 작가들의 작품들로 <어느 계단의 이야기>(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 작, 성기웅 연출)과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작, 김재엽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7월 공연은 뜨거운 낮 시간을 피해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명동예술극장 홈페이지 에서 확인 및 예약이 가능하다.

낭독공연 외에도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명사들의 강연을 만날 수 있는 명동연극교실에서는 배우 최불암(7월23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김홍희(8월21일), 카이스트(KAIST) 문화기술대학원 원광연 교수(9월24일) 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이 인생과 연극, 그림과 시대읽기, 과학과 예술의 만남 등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극장 곳곳을 둘러 볼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를 통해 평소 궁금했던 무대 뒤의 모습을 살펴보고 다양한 의상 및 소품을 체험 할 수도 있다. 최근 공연장이나 극단이 진행하는 다양한 체험, 참여 프로그램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참가비용 또한 소액이거나 무료가 많다. 무대 위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더해 또 다른 연극의 재미와 보다 깊이 있는 문화체험을 원한다면 망설임 없이 참여해보시길 바란다.

태그 명동예술극장, 명례방, 낭독공연, 청혼

목록보기

주소진

주소진 자유기고가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극단사다리에서 기획을 했으며,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웹진 기획·운영을 담당했다. 현재는 건강과 힐링에 집중하고 있다.
funkyiju@naver.com
웹진 3호   2012-07-05   덧글 1
댓글쓰기
덧글쓰기

나연서
명동근처 직장인들이 갑자기 부러워지는 순간이네요. 평생 들어본 건 시 낭독 두어차례 뿐인데 배우들이 하는 낭독공연도 한번쯤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기사네요.^^

2012-07-20댓글쓰기 댓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