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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을 담고 있는 우리말과 소리를 발견하다
[서울연극센터 연극인 교육 프로그램] 참가후기② 오이리트미 수업을 중심으로

김나라_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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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톤에 이르는 예술이 되어야 하듯 ‘언어구성’역시 말하는 사람이 음에 이르는 예술이 되어야 한다”
- 루돌프 슈타이너

공연 포스터
  • 독일의 사상가이자 인지학의 창시자인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가 창안한 ‘오이리트미’(Eurythmie)는 언어를 움직임으로 표현한 동작예술로 ‘아름다운 리듬’이란 뜻이다. 배우를 대상으로 한 이번 워크숍에선 소리를 중심으로 오이리트미를 배워 보았다.

    눈을 감고 우리말의 음소단어의 의미를 구별 짓는 최소의 소리 단위 하나하나를 들어 본적이 있는가. 마치 동물의 소리처럼 낯설고 징그럽고 두렵기까지 하다. 내 귓가에 들린 ‘ㅅ’ 은 뱀의 소리 같았고 ‘ㅊ’은 풍선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나 파도 소리 같았다. 그리고 ‘ㅏ’는 마치 타잔의 울음소리를 떠올리게 했고 누군가의 비명소리처럼 들렸다. 이런 다양한 느낌들 가운데 각각의 음소들은 고유의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우린 ‘ㅏ’를 소리 냈다. 아무런 느낌을 갖지 않고 소리의 울림에만 집중했다. 어떠한 노력 없이 그냥 내쉬어 보았다. 앞으로 쭉 퍼지는 느낌이 든다. 이번엔 ‘ㅏ’를 위로 날려 보냈다. 그리고 바닥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받는다. “여러분 지금 몸은 어떤 동작을 했나요?” 어라라... 내 손과 소리의 움직임 방향이 같았네....그리고 동일한 패턴은 모두 손을 몸 안쪽으로 모으지 않고 벌렸다는 것이다. ‘ㅜ’도 마찬가지였다. ‘우울하다’라는 단어를 말하는 동안 내 어께는 하염없이 내려갔고 무릎은 점점 굽혀졌다. ‘언어’라는 것은 우리 몸짓을 담고 있구나!

공연 포스터
공연 포스터
  • 이어서 각각의 자음과 모음의 성질을 표현하는 제스처를 배웠다. 각 제스처는 방향, 속도, 길이, 공간, 에너지 등이 모두 달랐고 공간 속에서 마치 춤을 추듯이 내 몸을 소리에 맡기고 있었다. 이 제스처를 응용하여 시를 표현해 보기로 했다. 4명씩 구성된 한 팀은 5줄의 짧은 시를 듣고 그 이미지를 상상한 뒤 자유로운 몸짓과 그 시에 포함된 음소의 제스처를 응용해 작고 소박한 무용극을 만들었다. 순수하고 단순한 그러나 심심하지 않은 15초 공연으로 워크숍은 마무리 되었다.

    우리의 말은 우리의 몸짓을 담고 있다. 언어에는 내적인 제스처가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제스처란 비단 오이리트미에서 배운 자음과 모음의 고유 제스처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마음 속에 떠오른 이미지나 상상의 움직임을 의미한다. 이것은 체홉의 심리 제스처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내적 제스처를 말에 실을 때 공간을 채우고 울릴 수 있으며 음성 에너지는 강해진다. 또한 내적 제스처는 충동에 따라 다양하게 색채를 부여 할 수 있고 매번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번 오이리트미 워크숍은 배우들을 위한 대사를 다루지 않고 그저 우리말 소리를 탐구하는데 그쳐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내적 제스처를 통한 음성의 새로운 인식은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다. 또한 이런 무더위에 에어컨도 켜지 않고 열심히 훈련하며 다 같이 양푼 비빔밥을 비벼먹은 모든 배우들과 선생님들께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다. 짱!!!

    [사진]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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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루돌프 슈타이너, 오이리트미, 서울연극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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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라

김나라 배우
대학로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며 연기 훈련법에 관심이 많다.
주요작품 l <전하><우릴 봤을까><발코니><우리사이><임차인>
페이스북 facebook.com/hey.nara
웹진 5호   2012-08-02   덧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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