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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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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로빈 윌리엄스
벨루시(친구)
상담사(의사)

무대
무대는 다양한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빈 무대를 가급적 지향한다. 무대 뒤편에는 모자, 낡은 바바리 코트, 정장 양복과 나비넥타이가 걸린 벽걸이형 옷걸이가 있다.


1장
호텔룸

벨루시가 하얀 가루를 로빈에게 건넨다. 벨루시 손에 있는 양이 로빈의 양의 배다.
벨루시 로빈을 바라보며,

벨루시
로빈, 웃음이 없는 세계로 날아갈 준비 되었어?
로빈
벨루시, 오늘 양이 좀 과한데?

벨루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로빈을 바라본다.

벨루시
오늘 스탠드업은 엉망이었어. 시작은 괜찮았지.
‘당신은 귀가 존나 커서 옆 클럽에서 웃기는 개그까지 웃을 수 있겠네요.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당신 가슴 골짜기는 그랜드 캐년 만큼 심하네요.
거기에 무슨 열등감 있나요?
자,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놀려드립니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그런데 로빈, 그러다가 나는 얼굴 반쪽 전체가 화상을 입어 윤곽이 없는 사람을 본 거야.

내가 그 사람을 보고 뭐라고 놀릴 수 있겠어? 그래서 그냥 넘기려 했더니 그 사람이 직접 나보고 자기를 놀려 달래.
화상 입은거나 기계음을 통해 나오는 목소리를 가지고. 감당할 수 있다고.

그래서 나는 ‘저 사람을 놀릴 수 없는 이유는 저 사람이 꿈에 나와서 날 죽일까 봐 에요. 보세요, 꿈에 나온다 해도 끔찍한 얼굴이잖아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우는 거야. 사람들은 순식간에 나에게 야유를 시작했고
나는 ‘저 사람이 감당할 수 있다 했어요.’ ‘저 우는 소리가 진짜인 줄 어떻게 아나요? 기계음일 뿐이에요’ 하는 순간
관중 하나가 나와서 내 머리에 잔을 깼지.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 소리를 들으며 난 쓰러졌어.

사이

벨루시
웃음이 지겨워.

벨루시, 코카인을 흡입한다.

로빈
같이 가자고. 나도 지겹긴 매한가지니깐.


2장
재활원


상담사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로빈
(갑자기 웃는다) 어떠냐고요?
잘 때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침이 막 흘러요. 밥을 먹으면 구토를 하죠.
갑자기 발작을 하거나 쓰러질 때도 있고 그러다 매우 무기력해지죠.
내가 아주 병신이 된 기분이에요.
나는 그래도 이 미국, 아메리카의 뽀빠이였는데 말이에요!
아시죠, 선생님도?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뽀빠이>요. 제가 거기 나왔던 주인공 뽀빠이잖아요.

잠깐의 사이 후 둘의 위치가 바꾸거나 조명이 변함으로써 시간의 경과를 보여준다.

상담사
요즘은 어떠세요?
로빈
(갑자기 운다) 벨루시가 죽었어요. 벨루시 손에 있던 코카인은 분명 한눈에 봐도 1,0g은 넘어 보였는데. 나는 그걸 말리지 못했어요. 나 때문에 죽은 거라고요! <블루스 브라더스>의 그 존 벨루시가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다고요!

잠깐의 사이 후 둘의 위치가 바꾸거나 조명이 변함으로써 시간의 경과를 보여준다.

상담사
요즘 어떠세요?
로빈
좋아졌어요. 아주. 이젠 더 이상 밤에 땀을 흘리거나 악몽을 꾸거나 하진 않아요.
상담사
잘 됐네요. 몇 가지 간단한 신체 테스트를 한 후에 재활원에서의 퇴원을 결정 드릴게요.
로빈
선생님.
상담사
네?
로빈
제가 정말로 이 재활원에 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죠?
상담사
최초 사유가… (챠트를 뒤적이며)… 적혀있었던 것 같은데
로빈
그 날 아침은 유난히 화창했고 나는 일어나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 호텔방 커튼을 활짝 치며 ‘벨루시, 일어나봐. 오늘은 왠지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아‘ 하고 뒤돌아보았죠.
벨루시는 거품을 흘리며 누워있었어요. 그 순간 나는,
내가 거기 죽어있는 것 같았어요.

언론에서는 내가 벨루시의 몫까지 살아내기 위해 스스로 재활원에 들어왔다고
마구 기사를 냈지만 사실 저는요,

제가 죽을까봐. 그렇게 죽을까봐, 죽음이 두려워서, 이 곳에 온겁니다.

사이

로빈
안녕히 계세요. 다시 이곳에 오지는 않을 거예요.
적어도 내가 내 생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는 이상.


3장
시상식장

연말 시상식에서 울려퍼지는 북소리 ‘두두두두둥’이 끝나면 스포트라이트 쏟아지면서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하고 한 손에는 트로피를 든 로빈이 걸어나온다. 로빈 무대 정면에 선다.

로빈
제가 드디어 오스카상을 받는군요. 여러분들은 잘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난 10년간 3번이나 올랐답니다.
조연으로 출연하니 상을 주시는 걸 보니 이 단상에 닷 올라오려면 앞으로는 조연 역에 더 욕심을 내야겠는걸요?
아무튼 <굿 윌 헌팅>에서 윌은 저의 지난날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기에 더 인물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면의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윌을 토닥여 주는 숀 맥과이어 교수역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영광입니다. 그 역할은 아직까지 제게 남아있던 어둡던 자아들에 대한 자가치유가 되어주기도 하였으니깐요. 이러한 좋은 영화를 찍게 도움을 준 구스 반 산트 감독께 감사를 전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영화를 찍는 내내 절 울게 한 이 대사를 남깁니다. It's not your fault. 네 잘못이 아니야.

로빈이 무대 뒤편에서 나비넥타이를 옷걸이에 걸어두고 트로피를 감상하는 동안 시간은 경과된다.
전화기가 울린다.

로빈
아, 네 안녕하세요? 내용이 어떤 건가요? 좋은데요? 그런데 영화 장르가 뭐죠?
죄송합니다. 코메디물은 안 합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전화가 울린다.

로빈
아, 놀란 감독님. 네, 통화 가능합니다. 스릴러요? 네, 좋죠. 네 전 원래 어두운 영화,
진지한 영화를 좋아해요. 제목이 뭐죠? <인썸니아>요. 네네 곧 찾아뵙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전화가 울린다.

로빈
콜럼버스 감독님, 네 저야 잘 지내고 있죠. 조만간 놀란 감독의 영화를 찍을 것 같아요.
<미세스 다웃파이어2>요? 아니요, 저는 이제 코메디 쪽 영화는 하지 않아서요.
네네. 조만간 술이나 한잔 하지요.

로빈은 이제 양복을 벗고 낡은 바바리 코트를 걸치고 있다. 옷을 벗고 입음으로써 시간이 경과됨을 나타낸다. 이내 전화가 울린다.

로빈
네, 코메디물도 하죠. <박물관은 살아있다>라뇨? 제목이 기발하네요. 네네,
출연하겠습니다.

로빈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로빈
콜럼버스 감독님? 아직도 <미세스 다웃파이어> 속편 제작 계획 중이신가요?
아, 아니요, 요즘은 몸이 근질근질한 게 다시 코미디를 하고 싶네요.
이 바닥 시작한 게 스탠드업 코미딘데 그 근본이 어디 가겠습니까?
네? 네 원래 속편에는 절대 출연 안 하기는 하죠. 그래도 그 영화는 우리에게
여러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네? 그 기자가 그랬어요? 하하, 아닙니다.
제가 그 영화에 출연하는 걸 정말로 싫다고 한 건 예전일이죠. 지금은 저도
다시 열정을 쏟을 영화가 필요합니다.
아무쪼록 일정 잡히시면 연락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4장
병원


의사
자, 똑바로 걸어보세요.

로빈, 걷기 시작하는데 똑바로 걷지 못한다.
로빈, 걷다가 그냥 의자에 앉는다. 손가락과 손목이 떨린다.

의사
이런 말씀 유감입니다만, 지금까지의 증상들과 검사 결과로 미루어봤을 때는 파킨슨병에 걸리신 것으로 보입니다.
로빈
나는 나이가 들었어요. 그래서 몸이 떨리고 이 단추(단추를 풀었다가 잠그는 행위를 하려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를 풀고 잠그기가 쉽지 않을 뿐이죠. 내가 병원에 온건 이런 것 때문이 아니라 얼굴에서 어떤 표정을 짓기가 점점 힘들어 지기 때문이에요. 나는 곧 <미세스 다웃파이어>에 출연한다고요. 그 영화에선 정말 다양한 표정들을 지어야 하거든요.
의사
유감입니다만 그러한 운동 완만현상과 표정 감소가 파킨슨병의 대표적 증상입니다.

의사 퇴장.
로빈 천천히 일어나 무대 뒤편에서 정장을 다시 입는다.
친구 벨루시가 등장한다.

로빈
역시 자네는 항상 정확한 타이밍에 무언가를 하지.
그게 자네의 장점이었잖아!!
벨루시
나랑 똑같은 양으로?

로빈 대답 대신 손을 내민다. 벨루시가 품 안에서 하얀 가루를 꺼내 손 위에 부어준다.

벨루시
나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로빈
걱정마, 나는 적어도 자네처럼 거품을 흘리지는 않을 거니깐.

벨루시 퇴장하면 로빈 홀로 남는다.

로빈
웃기지 않아도 되고
웃지 않아도 되는.
웃음이 없는 세상으로.

로빈, 가루를 먹는다.

막.

1) 할리우드 배우 故 로빈 윌리엄스(1951~2014)의 일대기의 일부와 모티브만을 따왔으므로 극 내용은 사실과 무관함을 밝힙니다.

호들갑 작가소개
김보현 작가는 이미 예전에 <대통령이 오시네>라는 작품으로 [10분 희곡 릴레이]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10분희곡페스티벌’에서 이 작품으로 공연 예정이었으나 다른 작품을 공연해보고 싶다는 작가의 소망을 들어주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김보현 작가의 새로운 희곡 <로빈 윌리엄스>를 소개합니다. (편집위원 오세혁)

 

태그 로빈 윌리엄스,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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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희곡릴레이는 공모를 통해 작품을 접수합니다.상반기와 하반기, 연2회 작품 공모를 시행하며 자세한 일정은 추후 공지사항을 통해 안내 드립니다. 신진작가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57호   2014-12-04   덧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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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은
역시나 언니 작품은 재밌다! 그리고 아주 많이 부럽다.....!

2014-12-08댓글쓰기 댓글삭제

김다은
역시나 언니 작품은 재밌다! 그리고 아주 많이 부럽다.....!

2014-12-08댓글쓰기 댓글삭제

김보현
^^

2014-12-11댓글쓰기 댓글삭제